1.
태양왕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벚꽃 흩날리던 4월부터 꿉꿉한 7월의 막바지까지 약 4개월 간 달려왔는데...
돌이켜 생각해 보면 찰나의 순간처럼 짧게만 느껴지네요.
당분간 빈이무원한 삶을 살아야 하건만...ㅠㅠ
더 많이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합니다.^^;
2.
오랜만에 만나는 안루이는 막공 기념으로 최고의 공연을 선사해 주셨습니다.bb
블루스퀘어보단 나았으나 웅웅거리던 아람누리의 음향을 뚫고
낭랑하게 울려 퍼지던 안루이의 목소리는 정말 감동적이었어요.ㅠㅠ
원곡보다 무거운 느낌으로 편곡되었던 '왕이 되리라'는
사실 처음부터 귀에 들어 온 넘버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운명의 무게를 넘버에 녹여 부르는 안루이 덕분에
이제는 태양왕 애정넘버 셋 중 하나로 꼽을 만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등장과 동시에 온 무대를 휘감는 안루이의 아우라를 만끽할 수 있던 장면이기도 합니다.^^
사랑의 속삭임은 더욱 달콤하게... 군주로서의 카리스마는 더욱 강렬하게...
장면이 바뀔 때마다 갈아입는 의상처럼
매 순간 그 장면에 맞게 변모하는 안루이의 모습은 단연 압권입니다.
정말... 어느 누가... 이처럼 다양하게 루이의 모습을 표현해낼 수 있을까요?
루이가 마리에게 빠져드는 시간보다 더욱 빠르게...
그리고 깊숙이... 안루이에게 푹 빠져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_+
리프트 무대 대신 무대 뒤쪽에서 성큼성큼 걸어나오는 모습에 매료되어
더욱 기다려지던 '여기까지 오기 위해'도 잊혀지지 않네요.
안루이의 절도 있는 안무와 힘 있는 목소리가 어우러져
화려하면서도 군주로서의 위엄이 돋보이던 황금빛 무대가 마지막으로 펼쳐졌습니다.
이제 그 모습을 다시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너무 아쉽기만 합니다.ㅠㅠㅠㅠ
열심히 봐오던 공연의 막공은 꼭 챙겨서 보는 편이지만
솔직히 전 막공 자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계속 공연을 해오면서 호흡은 좋아졌지만 어딘가 모르게 들뜬 듯 흐트러지는 모습을
자주 목격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막공에서는 정말 좋은 공연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은데
태양왕은 그런 흐트러짐 없이, 오히려 유종의 미를 거둬준 것 같아요.^^
재욱오빠를 비롯하여 배우분들, 댄서분들 모두 끝까지 최선을 다해 마지막 무대를 빛내주셨습니다.
그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3.
커튼콜과 퇴근길에 환히 웃는 오빠 모습을 보니 행복했습니다.
한 캐릭터를 보내는 건 정말 힘든데...
게다가 열정적으로 함께 했던 루이는 더욱 보내기가 힘들 것 같은데...
오빠의 미소를 보니... 빨리 보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행복했던 순간들은 마음 속 깊이 오래토록 간직할게요:)
2014년 봄과 여름은 태양왕이 있어 더욱 뜨겁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또 다른 작품에서 어떤 모습으로 만날 수 있을지 기대하며 기다리면 되겠지요.
캠프에서 만나자고 하셨는데...ㅠㅠㅠ
전 올해도 캠프와는 인연이 없는 것 같아요... 잘 다녀오세요.^^
마지막으로 도구는 발전했으나 도구에 적응하지 못해
여전히 그냥 그런... 하지만 피사체만큼은 훌륭한 사진 3장을 함께 올립니다.
굿바이 안루이^^
